핀란드 건축 여행 그 후-
새로 들어가는 집이 내일 입주 예정이라 밖에서 1박을 해야만 했다. 급하게 예약한 정말 싼 도미토리였는데, 터키나 중동쪽에서 온 듯한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장기 배낭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내가 움직일 때마다 쳐다보는데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코로나가 시작된 시기라 여러사람들과 자는게 무서웠고, 안씻고는 잘 못자는 성격이라 씻고 와서 축축한 몸으로 침대에 누웠다. 무섭고 축축한 최악의 밤, 그러나 나는 역시 잘 잤다...
핀란드 건축 여행 그 이후-
핀란드 건축 여행은 여러 도움을 통해서 이뤄졌다.
무기력한 시기에 트리거가 될까 싶어 올린 공고에 믿고 따라와 준 동행자들 뿐만 아니라.
건축 여행 모집 글을 보고서 독일에 와계신 건축학 박사님께서 연락이 오셨었다. 본인이 핀란드 건축가 "알바 알토"의 책을 한국말로 번역하셨다면서 동행은 못하지만 도움을 주고싶다고 하셨다. 그것은 큰 행운이었다! 그 분을 통해 루트를 짜는데 도움을 얻고 핀란드와 알토 디자인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다질 수 있었다.
여행 이후에 그분이 베를린에 직접 방문하셔서 식사도 대접해주시고, 건축이야기, 진로이야기 등 유익한 시간을 보냈고, 알토의 자료도 주셨다. 그 자료를 가지고 집에 들어가기전 최근 발견한 멋진 호프에 들러 맥주 한잔과 함께 즐거운 독서를 하고 집에 들어갔다.
여전히 감사한 핀란드 건축여행의 시작과 마무리였다.
핀란드 여행을 하던 그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1년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에 돌아보면, 정말 중요한 경험이었다. 공평하게도 감각이라는 것은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고, 그것은 시간이 지난 뒤에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1년이 지난 지금 핀란드 여행에서 얻은 몇가지 배움을 공유하고 싶다.
첫번째로 "경험에 대한 피곤함은 기꺼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 사람이 되었다"라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고,
두번째로 "베를린에 잘 못 왔다."는 것이었다. 이건 좀 슬픈 이야기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내가 유학을 결정할 때 핀란드와 독일을 두고 고민을 했고, 최종적으로 독일로 결정한 이유는 '다양한 정보'와 '인프라', '비자 발급의 용의성', '외국인이 살기에 편리한 환경' 등을 고려했는데, 그것은 아주 잘못된 측정 방식이었다. 핀란드르 가보고나서 느낀 것은 외국 중에도 나와 잘 맞는 곳이 있다는 것이고, 무언가 사랑하는 것이 있다면, 그곳에 '가면 된다'는 것이다. 정보와, 인프라, 비자발급, 삶의 편리성은 부차적인 부분이다. 외국 어디든 한국같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습득하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문화를 사랑해야 하는 것이 첫번째 조건이다. 나는 그 첫번째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채로 '가면 된다'하고 독일로 떠났었다.
뭐 어쨌든, 멘탈은 쎄졌다.
베를린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펍 링크 공유!
Eschenbräu
★★★★★ · 양조장 · Triftstraße 67
www.goo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