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 Life/생각들

Essay3. 금호동 Cafe, 8월 It's August

Lagom 2020. 8. 19. 00:56

금호동 Cafe, 8월 It's August

 
 


 
 
"8월 잇츠어거스트". 내가 정말 좋아했던 공간.
 
이 공간이 다시 생각났다.
 
어제 밤,
 
베를린에서 온 부부와 비어가는 와인병에 추억을 담아가며 이야기를 하다가 이 카페가 다시 생각났다. 
 


<대화의 내용>
 
"나는 베를린 정말 힘들었는데, 매일 아침 1쩜 몇유로 주섬주섬 건내서 모닝커피 사먹는게 정말 좋았어."
"맞아, 근데 그 커피가 맛있지도 않앟ㅎㅎㅎ."
"ㅎㅎㅎ근데 그래도 괜찮아! 그게 좋아!"
"맞아, 그리고 베를린에서는 커피를 사먹을 때 그 주인한테 돈을 내고 사먹는 느낌이 난다? 그런데 한국은 그게 주인한테 갈지 뭐가 될지 몰라"
"맞아, 주인에게 내고 사먹는 맛이 있지."
"그리고 그 아침에 일어나서 눈은 반쯤 감긴 채로 집을 어기적어기적 겨우 나와서 커피 한잔 하는 건 여전히 정말 좋은 기억이야."
(우리 모두 큭큭대며 웃었다.)


금호동에 있는 카페 잇츠어거스트, 한국에서는 이 카페가 나에겐 사장님에게 돈 내고 먹는 기분이 드는 유일한 카페다. 여기는 커피도 맛있어서 재미는 없지만 맛에 대한 안도감은 느낄 수 있다.😊
 


 

나는 어느 집에 초대 되어 갔을 때, 판판하고 세련된 대리석 현관을 밟는 설레임보다도 작은 나무, 중간 나무 오밀조밀 놓여있는 화분이 나를 더 설레게 한다. 마찬가지로 요즘 하고 있는 인테리어 프로젝트들은 전쟁이 나도 군더더기 없을 만큼 미니멀하고 대칭에 준하는 디자인 작업을 많이 하는데, 가끔은 건축가나 디자이너가 좀 미숙해도 자신만의 취향으로 그 공간을 정돈해 나가고 가꿔나가는 사적인 공간이 더 사랑스러울 때가 있다. 왜냐하면 그런 곳을 가면 건축가의 공간처럼 느껴지는게 아니라 그 사람의 공간에 초대 된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 2017년 인스타그램에서.

 
 
 

금호동 CAFE "8월"

 
 


 
 
 
 

언제 바뀔지 모르는 불안한 카페에 가는 것보다, 사장님의 삶의 방식과 모양, 특히나 다듬고 보살피는 마음이 느껴지는 곳에 가는게 좋다. 그런 곳에 가게 되면 나의 마음가짐 또한 인스턴트로 셋팅하지 않게 된다. 나 또한 기꺼이 그 공간에 의지하게 된다.


 

 

https://place.map.kakao.com/1997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