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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La ; Life/영화 리뷰 2021. 1. 12. 00:23
왓챠에서 감상기를 몇 번 남겨 보기도 하고 가끔은 영화를 보고 블로그를 기웃거렸다. 그러던 중 어느 블로그에서 포스터 한장에 10줄 이내의 간단한 감상을 남겨놓은 것을 보았다. 그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아니, 하고 싶어졌다.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나는 보통 보고싶은 영화가 생겼을 때 유튜브에서 그때마다 결제해서 보는 편이다. 왓챠나 넷플릭스를 이용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등록과 해지의 번거로움을 몇번이나 반복한지 모르겠다. 해지할 때의 이유는 비슷했던 것 같다. 별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별로 보지도 않는데 죄책감까지 들게 만든다. 기회비용을 오롯이 쓰지 못한 기분이다. 보지 못하는 날이 지속되면 숙제가 밀린 느낌이다... 그래서 나의 대안은 유튜브였다! 적어도 유튜브로 한 편씩 결제를 해서 보면 티켓을 끊고 보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극장에 가는 느낌. 그리고 작품에 대한 정중한 태도는 내가 영화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유튜브의 짱짱한 서버는 왓챠보다 괘적한 스트리밍 환경을 제공해 준다.
그래서 오늘도 유튜브로 이 영화를 틀었다! 유튜브! 특히나 이 영화에서 그 선택은 아주 좋았다! 왓챠나 넷플릭스로 봤다면 나는 중간에 껏을 것이다. 왜냐하면 도축하는 장면과 손목을 긋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나오는데, 그 때마다 그냥 끄고 싶었다. 하지만 영화 한편에 대한 결제를 했기에 보기로 한다. 그래서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소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잔인한거 못보시는 분 꼭 돈내고 보세요. 끝까지 보면 잘 봤다 싶은 영화일거예요.)
감독, 일디코 엔예디 헝가리의 일디코 엔예디(Enyedi Ildikó) 감독, 이 영화로 베를린국제영화제(17년,제67회)에서 황금곰상을 받았다.
(17년도는 배우 김민희가 은곰상, 여자연기자상을 받은 해이다. 이런 말을 나열하는 나는 위키백과는 아니다.)
이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상하다"이다. 영화 자체, 그 덩어리 자체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느끼는 이유를 생각해보니, 감독은 영화에서 '극사실'과 '초현실'을 계속적으로 대비되게 노출시킨다. 그것도 아무 맥락 없이. 그러니 그 대비에 흠칫 놀랄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도축하는 장면에서 잔뜩 긴장하게 해놓고 대뜸 눈이 소복히 쌓인 숲에서 사슴의 매끈한 등에 눈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잔인한 장면으로 잔뜩 긴장하게 해놓고 갑자기 평화로운 모습을 틀면 내 뇌는 이걸 어떻게 느껴야 할지 모르겠다.
응 그거야 사실 그거다. 권태 속에서 사랑은 그렇게 찾아온다.
그 때 우리는 방어를 하거나, 자해를 하는 등 쉽사리 그 초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가야한다.
권태에서 충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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