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 Life/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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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강이슬 _ 안 느끼한 산문집La ; Life/책 2021. 2. 12. 17:59
나는 토요일이면 서점에 가서 나의 한 주를 달래곤 하는데, 살기가 팍팍해진 탓에 위로를 해주는 에세이가 많이 출간되고 매대에도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샤방샤방 진열되어있다. 그리고 시대 반영이라도 하듯 곧잘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다. 그 매대를 지날 때 그런 종류의 이성적인 해석만 하고 지나가곤 했었다. 그러다 주어진 이 책.비슷한 종류의 글이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는 몇 번이나 울컥했는지 모르겠다.울컥해서 책을 덮은 것이 몇 번인지 모르고,더 이상 감정이 격해지기 싫어서 책을 내려놓곤 했다.그러면서 내 편견에 반성했다. 지금 고전으로 읽히는 책 또한 당시 시대에 대한 반영으로 쓰였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이런 종류의 책도 시대 반영을 하고 사람들을 서로 손잡게 한다. 조금 다듬어진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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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소설, <나의 사랑, 매기>La ; Life/책 2020. 11. 17. 00:27
그러니까 사랑은 실패하는 것이지만, 사랑에 실패한 탓에 어쩔 수 없이 사랑으로부터 물러서서 사랑을 잊고 무엇인가가 사라진 채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 실패하는 사랑의 요구에 응답하여 방황과 혼란의 진폭 속에서 어디에도 미룰 수 없고 미뤄지지 않는 것을 찾아 내고 간직해 삶의 함량을 증가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 단단하고 묵직한 저항감만이 무언인가의 실존을 표현한다. 실존,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감당하느라 얻게 된 함량이며 무게. "비닐봉지를 묵직하게 누르는 야채의 부피감이 느껴질 때마다 나는 그런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심지어 당근도 자기 삶을 감당하고 있다고. -김금희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