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 Life/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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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7. <나에게 겨울이란>La ; Life/생각들 2024. 11. 5. 12:01
친절한 계절이다. 쉴 새 없이 떠들썩하던 계절들이 지나 차분해진다. 외부환경은 갈색과 검은색, 때때로 흰색이 뒤덮는다. 모노톤의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더욱 친절해진다. 밝게 빛나는 웃음으로 맞이해 주고 춥지 않냐고 옷깃을 여며준다. 모노톤 세상에서 유일하게 색깔을 가진 것이 사람과 도시의 불빛이 된다. 그래서일까. 겨울에 만들었던 추억들은 기억에 가장 오래 남는다. 한 해 있었던 복잡한 세상일은 지우개로 쓱쓱 지우고 사람에게 집중하는 시간. 그게 나의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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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4. <간결하게 사는 법>La ; Life/생각들 2021. 2. 8. 17:57
나의 세계는 작으면 작을수록 빨리 알 수 있다 나의 세계를 작게 만드는 방법은 다른 세계들을 더 많이 알면 된다. 더 많은 세계를 알기 위해서는 부모님 집을 떠나 살아보기도 하고, 세계여행을 해야 하고, 다른 문화권의 친구를 사귀고,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뛰어들어해보기도 해야 한다. 물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경청하는 경험들도 쌓여야 한다. 그래서 나는, 열심히 하던 일이 있더라도 방향만 맞다면 모습을 바꿔 새로운 시도를 했던 것 같다. 직업이라도 바꿔갈 정도로 변화에 두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좋아 보이는 곳, 특히나 내가 보기에 좋아 보이는 곳의 냄새가 나면 그 냄새를 지나치지 못하고 여기저기 쏘다녔다. 연애에 있어서는 이 사람의 향수를 사랑해보기도 하고 저 사람의 도도함을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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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3. 금호동 Cafe, 8월 It's AugustLa ; Life/생각들 2020. 8. 19. 00:56
"8월 잇츠어거스트". 내가 정말 좋아했던 공간. 이 공간이 다시 생각났다. 어제 밤, 베를린에서 온 부부와 비어가는 와인병에 추억을 담아가며 이야기를 하다가 이 카페가 다시 생각났다. "나는 베를린 정말 힘들었는데, 매일 아침 1쩜 몇유로 주섬주섬 건내서 모닝커피 사먹는게 정말 좋았어." "맞아, 근데 그 커피가 맛있지도 않앟ㅎㅎㅎ." "ㅎㅎㅎ근데 그래도 괜찮아! 그게 좋아!" "맞아, 그리고 베를린에서는 커피를 사먹을 때 그 주인한테 돈을 내고 사먹는 느낌이 난다? 그런데 한국은 그게 주인한테 갈지 뭐가 될지 몰라" "맞아, 주인에게 내고 사먹는 맛이 있지." "그리고 그 아침에 일어나서 눈은 반쯤 감긴 채로 집을 어기적어기적 겨우 나와서 커피 한잔 하는 건 여전히 정말 좋은 기억이야."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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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1. 동사<Verb>로서의 나La ; Life/생각들 2020. 8. 10. 19:08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프랑수아, 또 한 친구는 크리스티나였어요. 프랑수아는 책을 읽고 사진역사를 공부하고 기술도 연마하고 갤러리를 다녔어요. 1년 뒤에 그의 사진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한편 크리스티나는 손으로 각도만 잡고 6개월을 보냈어요. 답답했죠. 크리스티나는 자기가 왜 사진을 찍고 싶은지 무엇을 찍고 싶은지 그것에 대한 해답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진기를 사지 않겠다고 했어요. 1년 뒤에 그녀의 사진을 봤어요. 제가 봐도 정말 못 찍었어요. 2년이 지났어요. 굉장히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프랑수아는 더 이상 사진을 찍지 않았어요. 이상하죠 자기가 원하는 것을 빠르게 이루기 위해서 남이 주는 정보를 습득하고 빠르게 기술을 습득했었던 프랑수아는 자신이 왜 사진을 찍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