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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리뷰> 강이슬 _ 안 느끼한 산문집
    La ; Life/책 2021. 2. 12. 17:59

     

     

     

     

     

     

    나는 토요일이면 서점에 가서 나의 한 주를 달래곤 하는데, 살기가 팍팍해진 탓에 위로를 해주는 에세이가 많이 출간되고

    매대에도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샤방샤방 진열되어있다. 그리고 시대 반영이라도 하듯 곧잘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다.

     

    그 매대를 지날 때 그런 종류의 이성적인 해석만 하고 지나가곤 했었다.

    그러다 주어진 이 책.

    비슷한 종류의 글이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는 몇 번이나 울컥했는지 모르겠다.

    울컥해서 책을 덮은 것이 몇 번인지 모르고,

    더 이상 감정이 격해지기 싫어서 책을 내려놓곤 했다.

    그러면서 내 편견에 반성했다.

     

    지금 고전으로 읽히는 책 또한 당시 시대에 대한 반영으로 쓰였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이런 종류의 책도 시대 반영을 하고 사람들을 서로 손잡게 한다. 조금 다듬어진 말로는 "함께 사는 세상" 또는 "연대"라는 단어일 것이다.

     

    어디 가서 만나지 못할 사람의 내밀한 속사정을 듣는다는 것, 그리고 공감한다는 것은 내가 잘못되지 않았구나 하면서 오는 위로가 있었다.

     

    흔히 다양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라고 일컬어지는 한국사회에 이 같은 책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너무 슬프고 행복한 일이다.

     

    그리고 중요한 포인트는 이 책 안 느끼하다.

     


    "이렇게 글로도 이야기를 나누고 위로를 주고받을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이 스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말이 아니라 글로도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놀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을 왜 하게 되었냐면,

    개인적으로 미래에 무엇이 불안하냐고 물으면, 외향적이지 못해서 불안하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노동 종말의 사회가 오면 모두가 놀이를 한다고 한다.

    내향적인 나는 걱정이 되었다.

     

    보통 놀이라고 치면 신나게 파티를 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이 포착되기 때문이다.

    내성적인 나는 미래의 놀이하는 사회에 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 에세이는 그런 나에게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내성적인 사람들의 놀이를 상상하게 해줬다. 

     

    나의 상상에서 놀이는 이제 사람들이 모여서 글을 쓰고

    나무를 심는 놀이를 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내가 그 놀이들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외향적인 세계에 끼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사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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